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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기획자의 관찰노트/공간

관찰노트 #01 뷰티 매장은 왜 전자제품을 팔까?

4월 30일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주단부 2층에 문을 연 ‘올리브영 광장마켓점’. CJ올리브영 제공.

 

 

1960년대 상점에 K뷰티를 입히다

CJ올리브영(이하 올리브영)은 서울 대표 전통시장 중 하나인 광장시장에 ‘올리브영 광장마켓점’을 지난 4월 30일 오픈했다고 밝혔다. 1960년대 상점에 K뷰티를 입힌 ‘올영양행’ 콘셉트로 광장시장 주단부 2층에 244평 규모로 조성됐다. 매장 곳곳을 복고풍으로 인테리어해 K뷰티 쇼핑은 물론 광장시장의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올리브영 광장마켓점 서울 종로구 창경궁로 88

 


 

쇼핑이 곧 K뷰티 체험이 되도록

외국인 관광객들이 매장을 둘러보며 K스킨케어 루틴을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도록 클렌징부터 뷰티디바이스, 스킨케어, 마스크팩을 연이어 배치했다. 퍼스널컬러 체험 후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즉시 테스트해볼 수 있도록 메이크업 바(Bar)도 운영한다. 이 외에도 관광객들의 수요를 고려한 전통문양 키링, 마그넷 등 기념품 매대를 운영하고, 매장 오픈을 기념해 선물을 포장할 수 있는 전통 원단 증정 행사도 진행하는 등 즐길 거리도 마련했다.

 

올리브영 광장마켓점

 

 

 


 

그런데, 왜 뷰티 매장에 보조배터리가 있을까

한 가지 의아했던 곳은 전자제품 섹션이었다. 휴대용 선풍기, 보조배터리, 이어폰, 이어플러그처럼 뷰티 매장과는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디지털 액세서리들이 한 벽면을 차지할 만큼 눈에 띄게 진열되어 있었다. 왜일까.

올리브영은 올영양행을 한국인의 일상 문화를 체험하는 ‘K데일리케이션(K-Dailycation)’ 관광 트렌드에 맞추어 기획했다고 밝혔다. 그래서 서울 구경 나온 외국인 관광객들이 관광 중 필요한 제품을 한 켠에 구성함으로써 고객의 편의를 도모했다고 본다.

 

올리브영 광장마켓점

 

 

 

그러나, 올리브영은 시장의 대표 상품인 김부각, 건과일 등은 판매하지 않음으로써, 시장 상인들과의 상생의 방안을 놓치지 않았고, 대신 시장이라는 공간에 맞게 시장과 어울리는 자연 원료를 주제로 K뷰티 상품을 추천하는 '원물큐레이션존'을 기획했다. 청귤, 자작나무, 당근, 쑥 등 실제 원물과 효능을 볼 수 있는 ‘원물 탐색존’을 운영하고 있었다. 

 

올리브영 광장마켓점

 

 


 

 

무엇을 채우고, 무엇을 버릴 것인가

이렇게 올리브영은 이 공간에서 무엇을 채우고 무엇을 버릴지 분명히 했다. 상인들과 겹치는 상품은 버리고, 관광객에게 필요한 편의와 시장의 맥락에 어울리는 큐레이션을 채웠다. 결국 매장의 본질은 무엇을 파느냐가 아니라, 공간의 맥락을 존중하면서 진짜 고객이 원하는 경험을 큐레이션하는 데 있었던 셈이다.

 

 

서울의 모든 디자인을 경험하게 하는 스토어를 운영하는 나에게도 같은 질문이 돌아온다. 내국인과 외국인이 섞인 고객 앞에서, 우리의 본질은 무엇이고, 무엇을 채우고, 무엇을 버릴 것인가. 답은 결국 한 곳으로 모인다. 공간의 맥락을 존중하면서, 진짜 고객이 원하는 경험을 큐레이션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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