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갤러리아 광교점에서는 디자이너 문승지의 전시가 열렸다. 코로나로 인하여 차일피일 미루다 결국은 직접 못 보아 아쉬웠었는데, '코리아디자인어워드 2020'의 프로덕트 디자인부문의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얼마 전 접하고 온라인 상에서 다시 그 프로젝트의 취지를 상기하여 보고자 한다.
한화 갤러리아는 2019년부터 환경보호, 생명존중, 안전문화라는 3대 영역을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소비 문화와 올바른 가치 확산을 위한 사회공험 캠페인 '라잇! 갤러리아 (Right! Galleria)' 를 진행하고 있다.
2020년에는 세계자연기금(WWF), 가구 디자이너 문승지와 함께 해양오염의 심각성을 일깨우는 '라잇! 오션(Right! Ocean)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세계자연기금(WWF)에서 수거한 해안가 플라스틱을 업사이클링하여 문승지가 가구로 제작하였고, 지난 7월 17일부터 약 한달간 갤러리아 광교점에서 전시 및 판매를 하였다. 판매수익금은 전액 세계자연기금(WWF)에 전달되었다.
이 프로젝트를 맡은 디자이너 문승지는 리서치를 통해 바다에 버려진 쓰레기가 해양생물을 통해 우리의 식탁에 올라오고, 식탁 위에 있던 플라스틱이 또 다시 버려져 해양 쓰레기가 되는 악순환을 알게 되었다.
여기에서 '플라스틱 디너 Plastic Dinner' 라는 작품의 주제를 생각해 냈다고 한다. 이 주제 아래 해양 플라스틱을 요리로 재해석한 과정을 담은 플라스틱 오브제 Crispy Rice Collection가 탄생하게 되었다. 디자이너는 우연히 누룽지를 발견하고 아이디어를 떠 올렸는데, 뜨거운 온도에서 밥이 뚝배기에 눌어 붙으면 접합부는 접합된 그릇처럼 모양이 굳고, 안 쪽에는 쌀알 형태가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을 착안했다고 한다. 또한 옛 선조들이 눌어붙은 누룽지를 잘 보관했다가 간식이나 식사대용 등으로 활용했던 그것이 버리는 것 없이 알뜰하게 소비하는 환경적 취지에도 부합한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세계자연기금(WWF)에서 보내온 플라스틱도 마침 쌀가루처럼 잘게 분쇄된 플레이크 형태였다고.
플라스틱 오브제 Crispy Rice Collection는 실제 누룽지를 만드는 것과 동일하게 제작되었다. 가구 형태의 금속 몰드를 제작하고, 나무 합판으로 플라스틱 플레이크가 쏟아지지 않게 구멍을 메워 200도의 오븐에 집어 넣는다. 높은 온도에서 플라스틱은 녹으면서 금속 몰드 표면에 달라 붙게 되고, 온도가 식어지면 굳으면서 몰드에서 떨어져 나와 가구가 되는 것이다. 가구의 겉면은 매끈하고 안쪽은 누룽지의 쌀알처럼 플라스틱 알갱이들이 엉겨 붙은 모습이 그대로 노출된다. 자원낭비를 줄이기 위해 금형은 최소한으로 설계되어 미니멀한 감성을 자아낸다.
디자이너 문승지
서울과 코펜하겐을 기반으로 활동
자신의 브랜드 'MUN'의 아트디렉터
아티스트레이블 '팀 바이럴스 TeamVirals'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환경과 관련한 여러가지 문제들을 디자이너 관점으로 풀어내며, 스토리가 담긴 작품으로 사회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글로벌 패션 브랜드 코스(COS)와의 컬래버레이션 <포 브라더스(Four Brothers)>를 통해, 한 장의 합판으로 버려지는 부분 없이 의자를 만드는 제로 웨이스트 디자인을 선보이며,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Inside Art & Life > 보고 싶은 전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바웃 타임(ABOUT TIME) (0) | 2021.01.08 |
---|---|
360˚ VR로 전시를 보자 (0) | 2021.01.06 |
2020 아름지기 기획전, '바닥 디디어 오르다' (0) | 2020.12.28 |
우한에서 열린 <SEE LV> 展 (0) | 2020.12.25 |
<크리스챤 디올, 꿈의 디자이너> 展 (0) | 2020.1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