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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Art & Life/뉴스 한토막

서초 서리풀공원에 초대형 미술관… 2028년 개관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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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서초동 대법원 인근 서리풀공원에 ‘갤러리형 수장고’를 세운다. 2027년께 공사를 마무리하고 이듬해 개관하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 관람객이 들어갈 수 있는 곳과 아닌 곳의 경계를 허문 네덜란드 로테르담시 판뵈닝언 미술관의 수장고 ‘데포(the depot)’를 모델 삼아 시민에게 갤러리처럼 개방되는 수장고 겸 박물관을 짓겠다는 구상이다.



25일 서울시와 서초구 등에 따르면 이 수장고는 서울지하철 2호선 서초역 인근 옛 국군정보사령부 부지(서울 서초구 서초동 1005

의 6 일대)에 지하 3층~지상 6층 규모로 들어설 예정이다. 이 일대는 민간 컨소시엄 SBC PFV가 2019년 사들여 개발을 진행 중인데, 이들에게 용적률을 올려주는 대가로 서울시와 서초구가 각각 기부채납(공공기여)을 받은 공간이 있다. 이 가운데 서울시가 받은 대지면적 5800㎡(연면적 1만9500㎡)를 수장고로 활용할 계획이다.



○예술품 보관과 전시 동시에

서울시 관계자들은 이 공간을 ‘서리풀 보이는 수장고’라고 부른다. ‘보이는’ 수장고라는 표현이 사용된 이유는 예술품, 유물 등을 금고처럼 보관하는 데 초점을 둔 과거의 수장고들과 달리 ‘전시’에 더욱 중점을 둘 예정이어서다. 통상 박물관은 소장품 중 5%가 채 안 되는 극히 일부만 전시를 통해 공개하고 나머지는 수장고에 보관한다. 도난당하거나 훼손될 것을 우려해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작년 10월 유럽 순방 때 15만 점 이상의 미술관 소장품을 볼 수 있는 판뵈닝언 미술관의 개방형 수장고 데포를 방문한 뒤 깊은 인상을 받고 귀국하자마자 서울 시내에 비슷한 시설을 조성하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훗날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며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세계 박물관 트렌드는 문화유산을 단지 보존하는 것을 넘어 이를 개방하고 공유, 활용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유민지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최근에는 박물관이 수집, 보존, 전시 등 전통적인 역할과 기능에서 다양한 문화 서비스를 창출하고 제공하는 역할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2018년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지난해 국립민속박물관 파주, 하나은행의 전시공간 ‘H.art1’이 개방형 수장고를 선보였다. 서울시는 규모와 시민 접근성 측면에서 ‘서리풀 보이는 수장고’가 국내 대표 갤러리형 수장고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화예술계에서도 기대가 크다.

 

미술관형 수장고는 미술관의 일방적인 소통방식에서 벗어난 융합형 뮤지엄이다. 오늘날 세계 뮤지엄 운영의 개념이 기존의 관리와 수집의 개념에서 시민과 함께 소통하는 개방과 활용으로 변화하고 있는 추세에 발맞춘 시도다. 미술관형 수장고를 통해 관람객은 시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서울시 대표 소장품 약 10만점을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 그동안 서울시 산하 박물관미술관이 소장한 자료중 학술적 심미적 가치가 높음에도 특정 전시 주제와 맞지 않아 미처 선보이지 못했던 문화 예술 자원들을 적극 공개할 방침이다. 

 

수장고 건축은 종합예술로서 건축물 자체가 하나의 문화예술 콘텐츠가 될 수 있도록 기획했다. 기존 미술관의 정형성을 벗고 변화와 실험이 공존하는 랜드마크를 건립하기 위해 국내외 건축가 7명을 초청, 공모가 진행된다. 

 

공모에 초청된 건축가는 런던 밀레니엄 브릿지, 애플파크와 전 세계 애플스토어를 설계하고 프리츠커상을 받은 포스터 앤 파트너스(영국)런던 테이트모던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를 설계한 헤르조그드 뫼롱(스위스)세계 최고의 개방형 수장고인 로테르담 디포 보이만스 판 뵈닝언을 설계한 MVRDV(네덜란드)IOC 본부와 UN City를 설계한 3XN사(덴마크)가 있다. 

국내에서는 조민석, 임재용, 유현준 건축가가 참여한다. 

 


○콘텐츠 구성 논의 중

오래된 예술품과 유물은 빛과 습도 그리고 기온에 민감하다. 작품마다 민감도에 따라 공개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서울시는 작품 성격에 따라 공개 방식 세 가지를 섞을 계획이다. 투명한 외벽을 통해 수장공간 내부를 관람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피크 인), 수장고 일부 구역을 접근해 관람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워크 인), 수장시설 사이를 제한 없이 돌아다니며 예술품을 세세하게 감상할 수 있는 방식(워크 스루)이다.

서울시 문화본부 박물관과는 건물을 채울 내용물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정지희 박물관기반확충팀장은 “미술, 공예, 회화, 조각 등 서울시 박물관과 미술관의 대표 소장품 약 10만 점을 선정해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시 산하 박물관과 미술관 네 곳(역사박물관 시립미술관 공예박물관 한성백제박물관)에 대표 작품 목록을 제출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민 참여를 끌어올릴 콘텐츠도 기획 중이다. 정 팀장은 “수장고 내 모든 활동을 관람객이 체험해볼 수 있는 투어형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 서리풀 개방형 수장고 예정 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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