탬버린즈 하우스 도산 Tamburins Haus Dosan
4층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순간, 현대미술 전시관을 방불케 하는 광경이 펼쳐진다. 젠틀몬스터의 코스메틱 브랜드 탬버린즈의 두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는 곽철안, 메르세데스 비센티, 이재익, 캐스퍼 강 등 4인의 아티스트와 협업을 통해 탄생했다. 정면의 거대한 스크린에서는 콘셉추얼한캠페인 영상이 나오고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를 연상시키는 키네틱 오브제가 존재감 있게 움직인다. 매장 인테리어와 작품들의 메인 소재인 나무의 은은한 향과 디퓨저에서 풍기는 향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블랙, 화이트 그리고 왼쪽 통창으로 햇살이 들어와 넓은 공간의 여백도 균형 있게 채워준다.
에이솝 파르나스 Aēsop Parnas
반투명한 커튼 틈으로 새어나오는 따뜻한 불빛과 노란 소파의 실루엣이 복잡한 쇼핑몰과 대비되어 안락한 느낌을 선사한다. 새롭게 문을 연 ‘이솝 파르나스’는 응접실 같은 편안한 공간에서 방문객을 맞이한다. 매장에 아름다운 그림자를 드리우는 건 브라스 소재의 벽등. 독일 디자이너 파비오 보겔Fabio Vogel이 이솝 파르나스를 위해 특별 제작한 것으로 소파 테이블과 거울까지 같은소재로 디자인해 통일감을 준다.
종이 쇼핑백의 사용을 줄이기 위해 제품을 코튼백에 담아주는 환경을 생각하는 이솝의 행보는 유명하다. 이솝 파르나스는 더 나아가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종이 시향지의 사용을 멈추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향을 더 오래 간직하길 원하는 방문객에게 코튼에 향을 뿌려 증정하는 시스템을 시험 중이라고. 이때 페이셜 코튼을 사용하므로 이후 손수건이나 배스 타월로 활용할 수 있다.
그랑핸드 마포 Granhand Mapo
경의선 책거리에 오픈한 그랑핸드의 네 번째 매장은 기존 매장과 다른 거친 분위기를 지녔다. 그랑핸드 브랜드 담당자는 “북촌점과 소격점은 한옥 매장으로서 고즈넉한 무드를 풀어냈다면, 마포점에서는 그랑핸드의 다듬어지지 않은 모습도 공간을 통해 멋지게 표현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라고 말한다. 매장의 기둥과 선반의 다릿발로 ‘한옥을 철거할 때 나오는 고자재’를 선택한 이유다. 이미 다른 공간에서, 다른 목적으로, 다른 사람이 썼던 소재를 새로운 존재감을 가진 재료로 탄생시킨 것. ‘질감’에 가장 집중한 마포점의 또 하나 특별한 소재는 파라핀이다. 파라핀은 제 몸을 태워 빛을 내는 소재지만 이곳에서는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며 매장 곳곳에 오브제로서 놓여 있다.
블뤼떼 한남 Blüte Hannam
북적이는 한남동 메인 카페 거리와 조금 떨어진 골목의 주택들 사이 향이 꽃피는 곳, ‘블뤼떼’. 여행을 좋아하는 홍소영 대표가 남프랑스 연안을 드라이브하다 우연히 발견한 ‘라 크루아발메르La Croix-Valmer’의 한 호텔에서 영감 받아 만든 공간이다. 바랜 듯한 테라코타색 벽지가 남프랑스의 돌담을 연상시키고 빈티지한 오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샹송과 빈티지 가구들이 방문객을 다른시공간으로 옮겨준다. 많은 방문객이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속으로 들어온 것 같다고 말하는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한남동 매장을 채우는 향은 ‘684-88’. 이곳으로 매장을 이전하면서 특별히 제작한 제품으로 매장의 번지수에서 이름을 따왔다. 오래된 서랍 속에서 찾은 보물 같은 일기장이 떠오르는 따뜻한 앰버와 릴리, 머스크의 조화를 즐기다 보면 진저의 내음이 올라오는 매력적인 향이다. 시공간 여행을 하는듯한 한남점과 잘 어울리는 무드다.
출처: 월간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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