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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Art & Life/뉴스 한토막

로봇에 빠진 테크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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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가 최근 조직개편에서 '로봇사업팀'을 정식으로 출범하면서 이목이 집중됐습니다. 돌봄용 로봇, 가정용 로봇 등의 상용화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옵니다. 사실 글로벌 테크 기업들의 '로봇 산업'에 대한 관심은 최근 들어 크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기계공학,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의 발전에 힘입어, 공장 생산라인뿐 아니라 가정이나 대면 서비스 현장에도 로봇이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삼성 '로봇사업팀' 출범…AI…IoT로 고객 편의성 증대

삼성은 지난 12일 조직 개편에서 기존 '로봇사업화 태스크포스(TF)'를 '로봇사업팀'으로 격상했습니다. 로봇사업화 TF는 연구 단계의 시제품을 개발하면서 사업화 가능성을 가늠하는 부서였다면, 이번 개편을 통해 공식 출범한 사업팀은 본격적인 사업화를 추진할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은 상당히 오래전부터 로봇 산업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기울여 왔습니다. 당장 전세계 12개국에 설립된 글로벌 연구개발 네트워크인 '삼성 리서치'에서도 수년 동안 로봇 관련 프로젝트를 추진해 오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지난 2019년, 세계 최대 전자제품 전시회인 미국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소개한 '삼성봇 케어'가 있습니다. 케어는 AI 솔루션과 3D 센서 등을 통해 집안을 스스로 돌아다니며 다양한 잡일을 도맡아 해주는 '가정용 로봇'입니다. 올해 CES에서도 삼성은 케어의 업그레이드 버전과 미래 가정 로봇 '핸디'를 추가로 공개했습니다. 핸디는 로봇팔이 달린 가정용 로봇으로, 직접 팔을 이용해 식기를 정리하거나 물체를 옮길 수 있습니다.

 



삼성의 로봇은 단순한 잡일꾼이 아닙니다. 삼성은 가정용 로봇 시스템을 통해 기존 제품들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습니다.
일례로, 현재 삼성은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TV 등 다양한 가전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제품들은 각각 개별적인 상품일 뿐, 서로를 이어줄 연결점은 부족한 상태입니다. 케어나 핸디는 AI, IoT 기술을 통해, 사람 대신 삼성 가전제품들을 직접 조작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로봇팔이 달린 가정용 로봇인 핸디의 경우 주인 대신 세탁기를 가동한 뒤, 절차가 끝난 세탁물을 거둬 건조기로 옮기는 작업을 스스로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이같은 방식을 통해 삼성은 고객들의 편의성을 극대화할 뿐 아니라, 로봇부터 가전제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제품이 하나의 솔루션이 되는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 삼성은 공식 블로그에서 "로봇은 AI 기반의 개인화된 서비스의 정점이 될 것"이라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최적화된 결합을 통해 개인 삶의 동반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연 22% 성장하는 로봇 시장…테크 기업들 각축장

로봇 사업에 눈독 들이는 기술 기업은 삼성뿐만이 아닙니다. LG전자의 경우, 이미 지난 2017년부터 최고기술경영자(CTO) 산하 로봇선행연구소를 설립하고 운영해 왔습니다. SG로보틱스, 로보스타 등 로봇 관련 기업들을 인수하며 기술 축적에도 힘써 왔습니다. 그 결과 LG전자는 지난 7월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인 'LG 클로이 서브봇'을 출시해 국내 여러 서비스 현장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출처 LG전자

 

미국의 전자상거래 대기업인 '아마존'의 경우에는 삼성처럼 가정용 로봇 시장에 진출할 계획입니다. 아마존은 지난 9월 가정용 로봇 제품인 '아스트로'를 공개했습니다. 판매 가격은 999달러(약 118만원)입니다. 두 개의 큰 바퀴를 회전시켜 이동하며, 머리에 달린 디스플레이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이 로봇은 사용자의 음성을 인식하고, 스스로 이동해 집안 상태를 체크할 수 있으며, 반려동물 모니터링 등 다양한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아스트로는 실험적 성격이 강한 제품으로, 구매 희망자에 한해 초대장 신청을 받아 제한적으로 판매되는 제품입니다. 본격적인 양산 이전에 시장의 잠재적 수요를 알아보는 단계에 가까운 셈입니다.


삼성, 아마존 등 테크 기업이 로봇 개발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 (1) 자율주행 기술의 혜택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자율주행 관련 기술이 진보하면서 카메라와 센서, 그리고 이미지를 인식하는 AI 기술 또한 발달해 로봇을 제작하는 데 드는 비용이 크게 낮아졌습니다. 삼성, 아마존 같은 테크 기업들은 이미 AI나 이미지센서 관련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개발의 선두 분야에 선 회사들입니다. 이들 입장에서 로봇은 다른 경쟁자보다 더 수월하게 진입할 수 있는 시장인 셈입니다. 동시에 (2) 로봇 시장 자체의 잠재력도 막대합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이후 사람과 사람이 대면하는 일이 어려워진 만큼, 일부 서비스직을 로봇으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모르도르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글로벌 로봇 시장은 지난 2017년 기준 245억달러(약 29조원) 수준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444억달러(약 52조원)에 이르러, 연평균 22%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과거에 '로봇 제품'은 미리 프로그래밍된 명령을 입력받은 뒤 반복 수행하는 산업용 설비가 대부분이었지만, 이제는 가정용 로봇부터 서빙용 로봇, 음식이나 식료품을 사람 대신 배달해주는 무인 배송 로봇이 나타나기까지 매우 다양해졌습니다. 여기에 더해 이제 글로벌 테크 기업들의 기술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정말로 가정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을 대신 도맡아 해주는 완벽한 비서 로봇이 등장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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