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속가능성은 피할 수 없는 화두이다. 지속가능성을 연구개발하는 사례를 살펴봄으로써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의 노력을 살펴보고자 한다.
#1. 카세트테이프를 엮어, 리하이픈rehyphen®
1963년도에 음악 시장에 처음 소개된 카세트테이프는 한 때, 음악을 나르는 매체로 사랑받았다. 자기 테이프가 빠르게 돌아가며 앞면으로 음반을 재생하는 동안, 뒷면에는 듣는 이의 추억이 자동 저장됐다. 바야흐로, 시디를 거쳐, 스트리밍 시대가 되고, 일상의 모든 순간을 음악과 함께할 수 있게 됐지만, 카세트테이프를 생산하면서 발생한 5천6백만 킬로그램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남게 됐다. 이것은 위기일까? 기회일까?



싱가포르의 작사가이자 리하이픈rehyphen®의 대표, 제이제이촨J. J. Chuan은 버려진 카세트테이프 케이스에서 분리한 자기테이프를 직물로 엮어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한다. 또한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동시에 미래 세대에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전승하는 것도 리하이픈의 주요 활동이다.

되감기: 음악 산업의 기원을 알린다.
녹음: 다양한 도시의 옛날과 최근의 음악을 탐험한다.
멈춤: ‘음악직물’을 만드는 과정을 공개하며 경험을 제공한다.
재생: 생산한 상품을 판매한다.
빨리감기: 다음 세대를 위한 업사이클링 워크숍을 열고, 대중에게 버려지는 카세트테이프를 기부받는다.
리하이픈의 상품은 대량생산으로 방대한 물량 공세를 하지 않음에도, 여러 세계에서 판매된다. 더불어, 뉴발란스, 아마존, 데시벨리스트 등의 크고 작은 기업과의 협업을 끊임없이 이어가며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고, 여러 매체에 소개되고 있다. 카세트테이프뿐만 아니라, 버려진 비디오테이프를 활용한 ‘영화섬유MovieCloth®’도 생산하는 리하이픈의 활동에는 환경에 대한 고민이 담겨있다. 제작 과정에서는 옛 음악 매체에 담겨있는 문화와 도시 정체성을 소개하며 이전 세대와 다음 세대의 연결하는 다리로서의 노력을 볼 수 있다.
The First Mobile Cassette Tapes Museum Singapore | MusicCloth by rehyphen | Collector | Upcycled
The first mobile cassette tapes museum in Singapore. rehyphen innovate a new sustainable material named MusicCloth, which weaved out of discarded cassette tapes. Museum shop sells unique gift for music lovers. Visit cassette tapes collector's archive!
www.rehyphen.org
#2. 제로 웨이스트를 선도하는 Silo의 발효 공장(Fermentation Factory)
런던에 위치한 Silo 레스토랑은 지속 가능한 식음료 문화를 선도하는 곳으로 자원 낭비를 최소화하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 레스토랑은 제로 웨이스트 방식을 채택해 모든 재료를 최대한 활용하고 지역사회와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위한 방법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Silo는 ‘먹을 수 없는’ 재료들, 즉 일반적으로 버려지는 재료들을 발효시켜 고유의 맛과 풍미를 살리는 독특한 발효 재료들을 창조했으며 이를 통해 재료의 본래 가치를 재발견하는 작업을 해왔다. 이러한 과정은 지속 가능한 식문화를 촉진하고 환경에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낸다.

이러한 지속 가능성의 일환으로, Hackney Wick에 위치한 발효 공장(Fermentation Factory)은 2024년 9월 개장했다. 폐쇄된 나이트클럽 건물을 개조해 만든 이 공장은 대규모 발효 재료 생산을 목표로 한 시설로, Silo의 발효 전문가인 라이언 워커(Ryan Walker)가 이끌고 있다. 발효 공장에서는 Silo의 제로 웨이스트 철학을 실천하는 다양한 제품들이 생산되고 있으며 그 중 대표적인 제품으로 크레이트 브루어리(Crate Brewery)와 협력해 만든 발효된 맥주 찌꺼기로 만든 미소와 Silo의 주방에서 나온 빵을 활용한 제로 간장이 있다. 이 발효된 재료들은 Silo의 메뉴에서 ‘못난이 재료들’을 변형해 고유한 감칠맛을 더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Silo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킥스타터 캠페인을 통해 자금을 모았다. 후원자는 DIY 미소 만들기 키트부터 발효 공장 투어까지 다양한 옵션을 선택할 수 있으며 후원자들은 Silo의 발효 전문가들과 함께 공장을 탐방하거나 발효 과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발효 공장의 개장은 Silo가 지속 가능한 식음료 업계를 선도하고 제로 웨이스트 및 순환 경제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계속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되었다. 이 혁신적인 발효 재료들은 Silo의 요리에 새로운 차원의 풍미를 더했으며 이와 같은 접근 방식이 더 많은 기업들로 확산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Silo는 이제 그들의 비전을 더욱 확장해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식음료 업계를 변화시키는 데 중요한 발판을 마련했다.
Koji Kickstarter
Silo
www.silolondon.com
#3. 빛나는 나무: 자연에서 찾은 럭셔리
인간은 반짝이는 것을 좋아한다. 어린 아이가 반짝이 달린 옷에 열광하는 것을 보면, 이는 인간의 본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든다. 우리가 소유한 많은 물건을 반짝이게 하기 위해서는 대량의 합성연료와 환경을 위협하는 소재가 사용된다. 이에 유럽연합은 2030년까지 미세 플라스틱을 30%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다양한 친환경 소재 개발이 핀란드 내에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핀란드에서 가장 풍부한 천연 자원 인 나무를 적극 활용해서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소재 개발이 주목을 받고있다. 오늘 소개하는 빛나는 나무(Shimmering Wood) 소재는 나무를 활용한 특수 염료를 개발한 프로젝트이다. 반짝이는 것을 사랑하는 인류와, 지속 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는 패션 업계를 위한 새로운 선물인 셈이다. 이 프로젝트는 알토대학교의 디자인과 재료과학 전공 학생 노라 야우, 안나 세미, 콘라드 클로카스가 팀으로 이루어 개발했다. 이 염료는 색소 대신 나노 구조를 통해 색을 만들어내는 ‘구조 색(Structural Colour)’을 사용한다. 미세한 나무 결정을 활용한 바이오 소재와 3D 프린팅으로 환경에 해를 주지 않고 나무에서 빛나는 아름다움을 창조했다.
이 소재를 의류 장식에 사용하기 위해서 검은 실크 오간자 천 위에 3D 프린터가 나무 결정을 하나씩 쌓아 올리는 방법을 고안했다. 다양한 색상으로 반짝이는 이 결정은 기존의 플라스틱이나 합성소재를 대체할 친환경 대안으로, 플라스틱 소재가 의류에서 미세 플라스틱으로 분해되어 환경에 미치는 해악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한다. 이러한 아이디어는 자연에서 아름답게 빛을 발하는 곤충의 색에서 영감을 얻었다. 빛나는 나무 염료에 쓰인 나노 구조는 특정 파장의 빛만 반사하고 나머지는 통과 시키며, 반사된 파장은 거울처럼 일정한 방향으로 반사되어 매우 강렬한 색감을 제공한다. 또한 관찰하는 각도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 특성이 있다. 자연에서 딱정벌레, 공작새, 나비의 생생한 색이 이러한 구조 색의 예시이다.
이 소재는 나무에서 추출된 나노셀룰로오스로 만들어져 무독성, 생분해 가능하며 재생 가능한 소재로, 이미 의료용과 복합재에 사용되고 있다. 패션을 전공한 디자이너 안나 세미는 빛나는 나무 염료로 장식된 패턴을 활용하여 드레스를 디자인했다. 이 드레스는 호평을 받았지만 불필요한 장식이라는 비판도 있었다. 이에 그 비판을 받아들이고 드레스를 더욱 화려하게 장식하기로 결정했다. 새로운 소재로 작업하는 것은 패션 디자이너에게도 큰 도전이었다. 패션 디자이너는 “어떤 디자인을 생각해 낼 수 있지만, 소재가 그것을 구현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창의성과 유연성이 필수입니다”라고 전했다.
[참고] designd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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