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동 일대를 비롯한 용산구가 예술특구로 부상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들어선 삼청동 화랑가는 여전히 건재하나, 청담동·신사동 등 강남의 미술 상권은 높은 임차료와 삼청동·인사동 등 화랑업계와 너무 멀다 보니 저물었다. 그 자리를 한남동과 이태원이 채우며 문화벨트를 형성하게 되었다.
삼성미술관 리움이 2004년 10월 문을 열면서 한남·이태원에 갤러리들이 모여들기 시작하였다. 이전에도 갤러리 비선재나 백해영 갤러리 등이 자리 잡고 있었지만, 리움이 들어서면서 갤러리만 20개 이상 늘어났다.
2011년 단국대가 떠난 자리에 고급 주택단지 '한남더힐'이 지어지면서 새로운 상권이 형성됐다. 2015년 디뮤지엄과 '매거진B'로 유명한 브랜드 디자인 기업 제이오에이치(JOH)가 들어서면서 20~30대 젊은이의 '문화 성지(聖地)'로 떠올랐다. 공연장 블루스퀘어와 현대카드 뮤직라이브러리까지 생겨나 문화 상권이 됐고, 개성 있는 레스토랑과 카페, 가구점도 늘어나면서 유행과 문화에 민감한 젊은이들이 모여 들고 있다.
뉴욕 3대 갤러리 중 하나인 페이스갤러리는 2017년 한국에 진출하면서 한남동을 택했고, 아모레퍼시픽은 신사옥을 지으며 대형미술관을 오픈했다. 청담동에 있던 박여숙 화랑과 신사동에 있던 어반아트는 2018년 소월길로 옮겼다. 2018년 4월 복합문화단지 '사운즈한남'에 가나아트 한남이 문을 열었고, 이어 세계 3대 경매사인 필립스가 개관하였다.
한남동 일대를 비롯한 용산구가 ‘예술특구’로 부상한 것은 강남과 강북으로 손쉽게 연결되는 접근성, 맛집과 멋집을 두루 갖춘 이태원·해방촌 등 지역의 젊은층 유동인구가 가장 큰 요인이다. 유엔빌리지, 한남더힐, 나인원 등 고급주택단지에 부촌(富村)이 형성됐고 하얏트와 신라호텔이 지척이라 외국인부터 신흥 부유층이 자주 오가는 곳이기도 한데, 미술 컬렉터층의 세대교체도 한몫했다. 60대 이상 전통 컬렉터층에 이어 그들의 자녀세대인 3040이 미술계의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했으며 젊은 감각을 유지한 50대 또한 참신함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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