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 소우 후지모토(Sou Fujimoto)와 디자이너 사무엘 로스(Samuel Ross)를 포함한 200명의 창조분야 인사들이 루이비통(Louis Vuitton)의 클래식 트렁크를 재해석했다. 루이 비통의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패션하우스 루이비통을 세운 프랑스 디자이너 루이 비통의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8월 초에 시작된 기념사업인 루이 200(Louis 200)에 참가한 이들에게는 자신의 재량 껏 트렁크를 리디자인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졌다.
1850년대에 비통이 개발한 오리지널 트렁크와 거의 동일한 크기인 50x50x100cm 트렁크를 기본으로 하되, 사용할 재료와 기법에 대한 선택은 모두 작가의 몫이었다.
그 결과물들은 가죽 벨트를 꼭 맞게 두른, 건축가 피터 마리노(Peter Marino)의 ‘하우디니 트렁크(Houdini Trunk)’부터 분야를 넘나들며 활동하는 아티스트 미스터 플라워 판타스틱(Mr Flower Fantastic)의 꽃장식 조형물에 이르는 다양한 디자인으로 탄생했다.
이번 기념사업이 루이비통과 개척자적인 트렁크 제작자와 패커, 그리고 트렁크 리디자인을 요청받은 모든 선견자들 사이를 잇는 다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루이비통을 밝혔다.
일본 건축가 후지모토는 그의 대표작인 하우스 N(House N)을 모티브로 삼아 트렁크를 디자인했다. 일본 오이타시에 있는 하우스 N은 여러 개의 창문과 개구부가 있는 완전한 기하학적 형태의 흰색 주택이다. 그의 디자인은 하우스 N의 창문을 연상케 하는 자작나무 합판 조각과 중성적인 흰색 페인트를 활용한다.
“트렁크의 단순한 볼륨을 다시 표면화시킴으로서 내면성을 부여했다” 후지모토는 디진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표면을 흰색으로 처리하고 일부 ‘뚫린 부분’을 남겨둠으로써 이전의 단순하고 납작한 상자에 깊이감과 부피감이 생겼다”고 그는 설명했다.
한편, 아티스트 아만드 헤이겐(Amande Haeghen)은 감성적인 물건들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그릇으로 사용되는 트렁크의 역할에 주목했다. “세월과 시대를 거쳐 이어지는 트렁크에 대한 상징적 정의에서 영감을 찾았습니다. 여행갈 때 가져가는 모든 은밀한 것들과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품처럼 비물질적 사건에 대한 물질적 목격자라고 봤습니다”라고 그녀는 디진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프랑스 아티스트인 그녀가 사용한 목재 트렁크와 그 아래에 놓인 석고 받침대는 제작에만 두 달이 걸렸다. 헤이겐은 트렁크의 윗 부분을 신체모양으로 잘라내어 상자 안을 들여다보는 “창”으로 삼았다. 트렁크 안에는 사암과 유리, 도자기 접시를 층층이 쌓아 올려 만든 하나의 작품이 들어가 있다.
“트렁크 안에 이 구조물을 배치해 영혼으로 통하는 창문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마치 진정으로 누군가의 내면을 볼 수 있고 그의 기억과 과거의 페이지들을 분석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죠” 헤이겐은 도자기 층 위에 있는 유리 층을 열성형해 작품을 마무리했다.
이번에 제작된 트렁크들은 8월 한 달간 전세계 루이비통 매장에서 여러 방식으로 전시된다. 일부 매장에서는 디지털 스크린에서 반복재생 영상을 통해 이 작품들을 보여준다. 디자이너의 성향을 반영해 작품들을 겹겹이 쌓아 올려 거대한 로봇 형상으로 전시하는 매장도 있다. 이 외에도 루이비통은 루이 비통 200주년을 기념하는 여러 사업들을 추진했고, 그 중에는 아티스트 비플(Beeple)이 디자인한 NFT를 모으는 비디오 게임도 포함되어 있다.
원문: Designers and architects redesign the Louis Vuitton trunk for Louis 200 (deze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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