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 앙드레 케르테츠(1894~1985)는 20세기 사진가들이 가장 추앙하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사진이 현실을 기록하는 매체였던 시절, 케르테츠는 독창적 시선으로 일상에서 의미심장한 장면들을 포착해냈다. 헝가리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상업학교를 졸업하고 증권거래소에 취업했다. 사진을 독학하면서 틈틈이 사진 잡지에 기고하던 그는 1차 세계대전이 터지자 사진병으로 입대해 전쟁을 기록했다. 군에서 자신의 재능을 확신한 케르테츠는 전역 후 파리로 건너가 유명 잡지와 계약을 맺고 전업 사진가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파리 생활은 다다이스트들과 만나게 해주는 등 활력을 불어넣어줬다. 그는 사조나 유행에 얽매이지 않고 사진을 통해 일기를 쓰듯이 자신의 솔직한 감성을 자유롭게 담아냈다.
나는 빛으로 글을 쓴다
-앙드레 케르테츠André Kertész
독학으로 사진을 익힌 케르테츠는 "내가 보고 느낀 것을 그대로 표현한다."는 자신의 작업원칙에 충실했으며 나아가 사진매체의 잠재적 표현 가능성들에 대해 연구했다. 그는 새로운 과학 기술을 기반으로 한 신속 정확한 카메라를 통해 일상의 풍경을 치밀한 화면 구성과 흑백의 농담으로 더 깊고, 세밀하게 담아내었다. 케르테츠는 어떤 사조나 그룹운동에도 참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당시의 다다, 초현실주의, 구성주의 같은 모더니즘의 아방가르드 예술가들과 활발히 교류하며 때로는 그들을 앞서나가는 혁신적인 작업을 했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Henri Cartier-Bresson이 "우리가 해온 것들은 모두 그가 처음으로 했던 것" 이라는 말로 칭송했던 케르테츠는 브라사이Brassaï, 로버트 카파Robert Capa 등 사진의 거장들을 리드하며 향년 91세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작업을 이어갔다.
참고: 한국경제, 성곡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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