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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Art & Life/뉴스 한토막

와사비? 와비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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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로 떠 오른 키워드 중 '와비사비' 가 있습니다.  

와비사비,.. 와사비는 알겠는데,  와사비도 아니고 뭘까요?

 

 

와비사비 ( わび・さび(侘・寂))란 일본의 문화적 전통 미의식, 미적관념의 하나로 투박하고 조용한 상태를 가리킵니다. 보통 묶어서 와비 사비로 표현하지만, 엄밀히는 전혀 다른 뜻이었습니다. 

 

와비わび는 자연에서 홀로 지내는 참담함과 허탈함, 생기 없는 감정을 나타내지만 사비さび는 쓸쓸하고 수척하며 메마른 것을 나타냈습니다. 또한  와비란 동사 와부(わぶ)의 명사형으로 자주 쓰이는 형용사 와비시이의 의미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훌륭한 상태에 대한 열등한 상태"를 뜻합니다. 이 의미가 바뀌어 조잡한 모양, 또는 간소한 모양이라는 뜻을 나타내게 되었으며, 극단적인 해석으로는 가난한 모양, 가난 등으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와비사비(わびさび)’는 완벽하지 않은 것들을 귀하게 여기는 삶의 방식입니다. 미완성, 단순함을 가리키는 일본어 와비(わび)와 오래됨, 낡은 것이란 의미의 사비(さび)가 합쳐져 ‘미완성의 아름다움’이란 의미로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참선을 접목한 다도법을 확립시킨 일본 전국시대 다인(茶人) 센노리큐의 와비차(わび茶) 사상에서 비롯됐습니다.

선불교, 다도와 결합되고 긴 역사를 거치면서 그 경계는 모호해져 하나의 단어로 사용되기 시작했고, 원래 의미는 그렇게 미의식과 연관 짓기 힘들어 보이지만, 하나의 미의식으로 정립되었습니다. 그리고, 현대에는 그 본래의 의미가 변질되어 모더니즘에 바탕을 둔 라이프 스타일의 일종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사실 와비사비의 맥락은 모더니즘의 그것과 사뭇 다르지만, 어떤 맥락에서는 확실히 모더니즘과 유사합니다. 둘 다 그 시대의 주류였던 미적 감성의 반작용으로 태어났고 불필요한 모든 장식을 배제하며 전혀 반대되지만 뚜렷한 표면적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둘은 다른 점이 훨씬 더 많습니다. 모더니즘은 영구적이고 미래지향적이며 인공적이고 매끈한 표면과 완벽한 물질성을 추구하며 차갑습니다. 반면 와비사비는 모든 것은 때가 있다는 현재지향적이며 자연적이고 가공되지 않은 거칠고 투박한 본연의 물성을 중시하며 따뜻합니다.

 

와비사비의 아름다움은 일상의 소박함과 까다롭지 않은 단순함, 자연에 순응하며 변해가는 불완전함을 즐기는 데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모두 특별한 것이 아니라 우리 생활 한 켠 어딘가에 소소하게 존재하는 것들이며 현재에 집중해 자신을 마주해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입니다.

 

와비사비 정신을 보여주는 하라겐야의 무인양품 광고

 

와비사비는 적당한 삶을 가리키는 스웨덴의 라곰(Lagom), 나와 친밀한 이들과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며 소박하고 느긋한 삶을 추구하는 덴마크 휘게(Hygge), 미국의 킨포크(Kinfolk) 라이프스타일을 아우르며 최근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로 떠올랐습니다.

화려한 것에 피로를 느끼고 일상 속에서 여유를 원하는 사람들은 이제 미니멀하고 차분하며 느린 것들을 원하고 있습니다. 

 

이웃과 함께하며 느리고 여유롭게 자연과 어우러지는 삶을 지향하는 삶, 와비사비의 3가지 핵심은 이것입니다. 

 

1. 무소유. 덜 가질수록 여유롭고 덜 먹을 수록 건강하다.

2. 급할수록 돌아가라. 다 잘될 것이니 마음은 언제나 느긋하게~

3. 부족함을 인정하라. 부족해도 덜 완벽해도 그게 인생이라고 믿는다.

 

 

오랜 쓴 가구, 무심코 사용하는 물건이지만 내 손에 꼭 맞는 편안한 물건, 자연스러운 불규칙함을 아름답게 느낄 수 있는 마음가짐을 지향합니다. 겉모습보다 속이 알찬 삶을 추구합니다. 미니멀리즘과 유사하지만 ‘소유’에 대한 태도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미니멀리즘은 이미 소유한 물건들을 버리는 데서 오는 해방감이 포인트라면,  와비사비는 부족한대로 그 자체를 즐기며 사는 소박하고 느긋한 마음이 핵심입니다.

 

pinterest

 

 

와비사비 인테리어는 자연스러움과 친근함을 소중히 여깁니다. 때로는 볼품없어 보일 수 있습니다. 내 곁에 머무르는 동안 유행이 지나거나 낡기 때문입니다. 자연 소재로 된 가구나 자재는 마모나 변형이 심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와비사비 인테리어에서는 그런 ‘흠’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아름답게 여깁니다.

 

낡고 오래됐지만 본연의 기능적인 요소를 잘 갖춘 가구는 처음 빛깔은 잃었어도 주인의 손떼가 묻으며 독특한 컬러로 변하기도 합니다. 요즘은 일부러 이런 느낌을 내는 다양한 빈티지 컬러들이 생산되는데요, 빈티지 제품이 늘어나도 자연스럽게 시간을 머금은 컬러를 따라가기 어렵다는 것.. 아시죠?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킨포크(KINFOLK)의 총괄프로듀서인 줄리포인터 애덤스는 “와비사비는 죽음을 소멸이 아닌 아름다움이 무르익는 과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했습니다.

보통 인테리어를 할 때 시든 꽃으로 장식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와비사비 인테리어는 잎이 마르거나 색이 변한 식물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장식으로 담아낼 방법을 찾습니다. 일본의 전통 꽃꽂이 양식인 이케바나(生け花, livig flowers)는 시들고 마른 꽃이나 줄기도 활용해 꽃꽂이를 합니다. 마치 사람들이 멋지게 나이드는 것을 고민하는 것과 같습니다.

 

와비사비 스타일의 꽃꽂이

 

 

어딘가 쓸쓸하고 조금 모자란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이웃과 함께하며 느리고 여유롭게 자연과 어우러지는 삶을 지향하는 와비사비.

오늘처럼 비오는 날씨에 정말 잘 어우러지는 라이프 스타일인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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