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는 고구려 및 중국 남조 특히 양과 교섭했으나 역시 다른 나라의 회화와 구분되는 독자적인 부드럽고 세련된 양식을 형성했다. 백제의 회화 사료로 전해지는 것이 적으나, 공주 송산리 6호분 벽화에서는 사신이 나타나는데, 이는 고구려와 중국 남조의 영향을 띠어, 다른 두 양식을 결합한 백제의 적응력을 보여준다. 부여능산리고분벽화의 사신, 천장의 비운, 연화문은 고구려 진파리 1호분의 것과 유사한데 훨씬 부드럽고 완만한 동감을 보여준다. 부여 규암면에서 출토된 <산수문전>은 삼국시대회화 중 가장 발달된 산수화를 보여준다. 좌우대칭구조, 근경과 후경의 공간, 거리감, 우거진 나무와 삼산형의 산, 울창한 솔잎의 표현이 백제적 부드러움과 온화함을 드러내어 7세기 백제회화의 특색을 보여준다.
보물 343-1호는 밑면에 계곡의 물줄기가 층을 이루듯이 우람차게 흐르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신라는 경주 천마총, 황남대총 등의 천마도, 기마도, 서조도, 우마도 등을 통해 볼 수 있는데, 고구려가 힘차고 율동적이라면 백제는 부드럽고 유연한 특색을, 신라는 어딘지 사변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삼국의 회화는 타국의 영향과 상호교섭에도 불구하고 서로 독자적 양식을 형성했으며, 일본회화에 큰 영향을 주었다. 일본 니혼쇼키에는 일본으로 건너가 활약한 고구려 담징, 가서일, 지마려, 화사씨족에 대한 기록과 백제의 아좌태자, 인사라아, 백가가 5세기경부터 일본으로 건너가 활약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일본의 9세기 활약한 화가 하성도 백제의 후손 이묘, 화사씨족인 수하타노에시는 신라계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삼국시대 회화는 일본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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