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여행의 성격이 명확하게 구분되었다. 비즈니스, 레저, 럭셔리. 하지만 오늘날은 그 경계는 모호해졌다. 대부분의 여행객은 정보에 정통했고, 가고자 하는 장소가 명확해졌으며, 호텔 객실이 아닌 호텔 내 또 다른 공간을 즐기길 원했다.
떠오르는 중산층, 진입 장벽이 낮아진 해외여행과 기술 발전은 여행의 트렌드를 변화시킨 주요 원인이다. AirBnB와 같은 혁신 기업과 소셜 미디어의 대중화는 여행객들의 기대치를 높이기 충분했다. 5성급 호텔에서부터 모텔까지, 기업들은 여행객을 사로잡기 위해 다양한 브랜드를 출시했다. 오늘날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객실 수만 늘리는 특색 없는 호텔들이 결과물이다.
엎친데 덮친격,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팬데믹의 시작이다. 이는 관광 산업에 아주 치명적이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강화된 위생 조치는 상당히 위협적이지만 이는 단기적인 문제일 뿐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코로나 이후의 상황이다. 앞으로 호텔들은 어떻게 진화해야 할까?
The Warehouse Hotel @singapore
Asylum과 Zarch Collaboratives가 디자인한 The Warehouse Hotel 사례를 보면 지역 사회와 연계된 중, 소규모의 호텔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싱가포르강 옆에 복원된 저수지에 자리 잡은 The Warehouse Hotel은 싱가포르 현지 느낌을 잘 살렸다. 현지 경험을 원하는 여행객에게는 아주 매력적인 장소다. 전략적으로 가장 큰 특징을 가지고 있는 곳은 호텔 로비이다. 아늑한 호텔 로비는 고객 관리가 아닌 모임과 소셜 활동을 위해 디자인되었으며, 손님을 위한 컨시어지는 뒤쪽으로 물러나 있다. 이렇게 변화된 호텔 로비는 언제나 사람들로 부쩍 인다. 호텔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은 서로 어울릴 수 있는 사교 공간과 일을 할 수 있는 공간만 있다면, 객실의 크기는 개의치 않는다는 후문이다.
Titik Dua @Bali
최근 발리에 지어진 Titik Dua 또한 새로운 호텔의 잠재력을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인도네시아 건축가 Andra Martin은 기존 아트 갤러리 위로 45m 길이의 다리를 만들었다. 그리고 호텔 도착 과정으로 손님들이 다리를 건너게 했다. 호텔에게 장애물로 느껴졌던 아트 갤러리를 호텔 손님들에게 자연스럽게 노출하여 지역 크리에이티브와 연결고리를 만들기 위한 호텔의 의도를 쉽게 엿볼 수 있다.
ACE Hotel @Kyoto
ACE Hotel은 20년 동안 해당 도시 문화에 초점을 맞춘 호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 전통은 최근 지어진 Ace Hotel 교토에서도 엿볼 수 있다. 미국에 기반을 둔 Commune Design은 이 프로젝트를 위하여 지역 예술가 50명 이상과 협업을 이루었다. 전용 갤러리는 교토의 풍부한 문화적 요소를 담고 있으며, 로비와 정원, 그리고 이벤트 공간은 도시 공간 속에서 여행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객실에는 일본 전통 타타미 무늬의 침대 탁자와 미나가와 아키라가 디자인한 빈티지한 텍스타일, 커튼과 현수막은 지역 유명 예술가 유노키 사미로의 작품이다. 이 모든 것이 지역 사회를 활성화 하려는 호텔 역할의 확장이라고 볼 수 있다. 호텔이 지역 사회의 창의성과 문화적 생산이 번창 할 수 있는 허브가 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올바르게 활용한 사례이다.
앞으로 많은 호텔이 숙박 기능 이외에도 대중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역 사회와 연계해 다양한 프로그램과 시설들 제공하게 될 것이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을 가장 잘 아는 예술가, 음악가 및 문화 큐레이터와 함께 작업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나게 될 것이다.
참고자료
https://www.thewarehousehotel.com
https://www.acehotel.com/kyoto/
출처 designd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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