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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직접 가 보니

윤형근 1989-1999 . YUN HYONG-K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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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M갤러리에서 한국 단색화의 흐름과 추상 회화를 이끌었던 故윤형근 화백(1928~2007)의 회고전이 열리고 있어 다녀왔습니다. 이번 전시는 2018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2019년 베니스 포르투니 미술관의 순회 회전 이후 국내에서 열리는 작품전입니다. 

 

윤형근은 청색(ultra-marine)과 다색(umber)의 혼합으로 최소화된 안료를 린넨, 캔버스 및 한지 위에 자연스럽게 스미고 배어 나오도록 하여 고유의 명상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했습니다. 일체의 작위와 기교가 배제된 그의 작업은 옛 선비정신과도 맞닿아 있는데, 윤형근은 생전에 "내 그림은 추사 김정희의 쓰기에서 시작되었다"고 밝혔기도 하였습니다. 윤형근은 선을 다루는 추사의 공간 운용에 특히 매혹되었던 듯 합니다. 붓으로 칠한 부분과 능동적으로 남긴 공백사이에 피어나는 팽팽한 구조미는 보는 이에게 색다른 쾌감을 선사하는데요, 그래서 그의 회화가 얼핏 보면 붓글씨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작가의 성격을 닮아 꾸밈없이 대범한 윤화백의 작품과 함께 소개되는 추사 작품의 졸박청고(拙樸淸高: 서투른 듯 맑고 고아함)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수묵화 같은 번짐 기법과 양 기둥 형상이 특징을 이루는 초기 작업에 비해 보다 구조적이면서도 대담한 형태로 진화하기 시작한 1980년대 말에서 1990년대 말 사이에 제작된 대작 위주의 회화 및 한지 작업 등 20여 점의 작품들이 심도 있게 조명됩니다. 이 시기의 작업은 작가가 작업의 고유한 본질은 보전하면서도 그 형식적 원숙미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매우 주요합니다. 1991년 미니멀 아트(Minimal Art)의 대가인 도널드 저드(Donald Judd, 1928-1994)와 조우한 이후 윤형근의 작품들은 더욱 확신에 찬 조형언어로 전개되었습니다. 이 시기 작품들은 순수 먹빛에 가까운 물감색과 뛰어난 직관적 비례감을 통해 작가가 지속해서 추구해온 추사 미학을 성공적으로 승계하고 재료와 형태의 단순함으로 환원했던 서구 미니멀리즘을 포괄함으로써 깊이 있는 독창성을 보여줍니다.

-전시 기획 의도에서 인용 -

 

 

 

 

 

윤형근

 

윤형근은 1928년 충청북도 청주에서 태어나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 참혹했던 역사적 시기에 청년기를 보냈습니다. 1947년 서울대학교에 입학하였으나 ‘국대안(국립대학교설립안) 반대’시위에 참가했다가 구류 조치 후 제적당했습니다. 1950년 한국전쟁 발발 직후에는 학창시절 시위 전력(前歷)으로 ‘보도연맹’에 끌려가 학살당할 위기를 간신히 모면하기도 했습니다. 전쟁 중 피란 가지 않고 서울에서 부역했다는 명목으로 1956년에는 6개월간 서대문형무소에서 복역한 바 있으며, 유신체제가 한창이던 1973년에는 숙명여고 미술교사로 재직 중, 당대 최고의 권력자인 중앙정보부장의 지원으로 부정 입학했던 학생의 비리를 따져 물었다가, ‘반공법 위반’으로 잡혀가 고초를 겪기도 했습니다. 총 3번의 복역과 1번의 죽음의 고비를 넘기면서, 그는 이른바 ‘인생공부’를 하게 되고, 극도의 분노와 울분을 경험한 연후인 1973년, 그의 나이 만 45세에 비로소 본격적인 작품 제작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그는 스스로 ‘천지문(天地門)’이라고 명명했던 자신만의 작품 세계에 곧바로 진입했습니다. 이 작품들은 면포나 마포 그대로의 표면 위에 하늘을 뜻하는 청색(Blue)와 땅의 색인 암갈색(Umber)을 섞어 만든 ‘오묘한 검정색’을 큰 붓으로 푹 찍어 내려 그은 것들입니다. 제작 방법에서부터 그 결과까지 지극히 단순하고 소박한 이 작품들은 오랜 시간 세파를 견뎌낸 고목(古木), 한국 전통 가옥의 서까래, 구수한 냄새를 풍기는 흙의 정취를 느끼게 합니다. 그는 이렇게 ‘무심(無心)한’ 작품들을 통해 한국 전통 미학이 추구했던 수수하고 겸손하고 푸근하고 듬직한 ‘미덕’을 세계적으로 통용될만한 현대적 회화 언어로 풀어내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 출처: 국립현대미술관 -

 

 

 

 

 

 

PKM 갤러리

 

전시가 열리고 있는 PKM갤러리는 2001년 개관하였는데요, 회화, 조각,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다루고 있습니다. 목표는 컬렉터들이 의지하고 믿을 수 있는 갤러리라고 합니다. 개관전으로 윤형근 화백전이 열리기도 했었죠. PKM갤러리는 건물도 아름답고, 갤러리의 뷰view도 너무 좋아요~ 

 

 

 

 


 

전시안내

전시명  YUN HYONG-KEUN 1989-1999

일    정  2020. 4. 23. ~ 6. 20.

시    간  10am ~ 6pm  (매주 월요일 휴관)

장    소   PKM갤러리 

입장료   3000원

웹사이트   http://www.pkmgalle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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