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근은 섬세하고 김중업은 호방했다. 대표적인 공간 사옥(1977년)과 주한 프랑스대사관(1962년) 만 봐도 그렇다. 건축 스타일은 달랐지만 둘은 한국 1세대 건축가로서 개발시대를 주도한 거장이다. 하지만 김중업은 늘 김수근 이름 뒤에 따라온다. 사교적인 김수근은 괴팍한 김중업과 달리 제자를 많이 길러내 사후에도 영향력을 잃지 않았다. 타협할 줄 알았던 김수근과 다르게 김중업은 서슬 퍼런 군사정권 시절 입바른 소리를 하다 49세이던 1971년부터 8년간 해외 추방을 당했다. 건축가로서 가장 왕성했을 시기다. " / 동아일보
한국 현대 건축의 1세대로 꼽히는 김중업은 젊었을 때 르 코르뷔지에 사무소에서 공부와 일을 했습니다.
르 코르뷔지에 사무소에서 일하게 된 배경에는 재미있는 일화가 있는데요, 1952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린 유네스코 주최의 제1회 세계예술가회의에 한국건축가대표로 참석했던 김중업은 세계적인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를 만나게 됩니다. 르 코르뷔지에에게 배우고 싶다고 끊임없이 조르던 김중업에게 '한번 와 보라'고 별 뜻 없이 한 말에 진짜 찾아온 김중업의 열정에 감복하여, 일정의 테스트를 거친 후 사무소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받아주었다고 합니다.
훗날, 한 미국의 한 건축잡지는 김중업을 르 꼬르뷔지에의 수제자 5명 중의 한명으로 꼽았다고도 해요.
근대 건축계 있어서는 르 코르뷔지에의 롱샹교회와 가우디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만이 나를 꽉 붙잡고 영락없이 사로잡았다. 작품을 빚는다는 엄청난 짓이 여간 두렵지 않다. 근대에도 이러한 벅찬 작품들이 있기에 세계는 아직도 희망을 걸만도 하지 않은가. / 김중업
우리나라에 건축가를 기리는 박물관이 처음으로 생겼는데, 바로 김중업 박물관입니다. 한국 현대건축에 있어 김중업의 무거운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는 일입니다. 김중업박물관은 김중업의 작품중 하나인 유유산업(현 유유제약)의 공장부지를 2007년 안양시가 부지를 매입하여 리뉴얼 작업 끝에 2014년 시민에 개방했고, 이후 이름을 김중업건축박물관으로 변경했습니다.
벌써 몇해 전이죠, 김중업의 타계 30주년을 기념하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김중업 다이얼로그≫ 라는 전시가 열리기도 했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건축물의 외관뿐만 아니라 기둥, 창, 벽 등 요소 하나하나에도 신경을 많이 기울인 것으로 유명한 한국 현대 건축의 1세대 건축가인 김중업의 건축물을 하나하나 살펴볼게요.
유유제약(현 김중업건축박물관)
1953
서강대학교 본관
1958
주한프랑스대사관 [최고의 현대건축 2등]
1962
한국 현대건축사에서 가장 중요한 건축물 중 하나로 한국 현대건축의 원점, 한국의 곡선미를 살린 걸작이라 평을 받고 있다.
31빌딩 (혹은 삼일빌딩) [최고의 현대건축 11등]
1970
1970년 준공당시 대한민국 최고층 빌딩으로 건축가 미스 반 데어로에가 설계한 시그램 빌딩에서 본 땄다.
또한 당시 첨단공법인 커튼월 공법(철골을 외벽으로 드러내고 철골 사이를 유리로 채우는 방식으로 건물을 짓는 것)으로 설계된 이 건물은 건축학적으로도 크게 의미가 있다.
한편, 박정희 대통령도 종종 삼일빌딩 스카이라운지에 올라 시시각각 변하는 서울의 모습을 보셨다고 한다.
평화의 문
1986
무엇을 해도 다 되던 역동적 시대를 상징하는 이 기념비는 1988년 서울올림픽 기념으로 건축되었다.
올림픽공원으로 소풍이나 사생대회를 가면, 집합장소였던 평화의 문이 바로 김중업의 작품이었다.
김중업
출생 1922년 평양에서 출생 1988년 타계
학력 파리건축대학 대학원
경력 미국 하버드대학교 건축대학원 객원교수
미국 로드아일랜드 디자인학교 교수(1975년)
수상 1983년 대한민국 산업훈장
1963년 프랑스 국가공로훈장
1962년 서울특별시 문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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