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미술가이자 문화이론가인 코디 최는 2017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의 작가로 선정되면서 논란이 뜨거웠던 작가입니다.
코디최는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재학 중 미국으로 떠나 LA의 아트센터 칼리지에서 디자인과 순수미술을 전공하였습니다. 이 후 뉴욕을 중심으로 작품 활동을 해 왔는데요, 새로운 문화적 환경에 적응하면서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소화불량으로 소화제 일정인 펩토비즈몰을 오랜 기간 복용했다고 합니다. 그 후, 이 펩토 비즈몰을 재료로 사용한 작품을 제작하기 시작합니다. 펩토비즈몰에 적신 화장지 같은 비전통적 미술 재료로 만든 조각상은 아시안이 겪는 정체성의 혼란과 충돌의 문제를 매우 적절하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 거리를 떠올리게 하는 한국관 전면을 덮은 <베네치안 랩소디-The Power of Blurr>는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에 초청받으며 시작된 고민이 만들어낸 작품이라고 합니다.
작가는 "베니스는 예술과 상업주의(commercialism)이 결탁하여 관광으로 먹고살면서, 작가들에게는 허황된 꿈을 심어주는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러한 힘에 휘둘리며 허세를 부리는 것이 베니스비엔날레를 참가하는 작가와 미술 관계자들의 모습이라 여겨졌다. 어떤 작가가 베니스 비엔날레에 참여했다는 것은 그 자체로 그가 새로운 예술적 모델을 이룸으로써 마치 이 시대를 대표하고 거대한 예술적 성취를 얻게 되는 것으로 인식된다. 이는 미술이 자본과 관광(대중의 눈요기)와 결합된 베니스 비엔날레만의 독특한 메커니즘 때문, 베니스 비엔날레에 참여하는 내 작업은 아이러니하게도 이 지점에 대한 예술가로서의 비판을 내용으로 한다"고 밝힙니다.
베니스비엔날레를 준비하며 “거룩한 척, 예술인 척하면서 지속되어 왔던 베니스 비엔날레의 ‘허세의 힘’이 무엇인지 보여 주고 그 힘에 휘둘리는 내 모습까지...” 라고 밝히며 무엇보다 어려운 척, 깊은 척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합니다.
코디 최의 <베네치안 랩소디-The Power of Blurr>는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청주에 설치되어 있는데요, 얼마 전, 공공시설들이 재개관을 한 만큼 저도 한번 다녀와야겠습니다.
※ 비엔날레란?
비엔날레(Biennale)란 이탈리아어로 ‘2년마다’라는 뜻으로 미술 분야에서 2년마다 열리는 전시 행사를 일컫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유서 깊은 비엔날레는 베니스 비엔날레(la Biennale di Venezia)로, 베니스 비엔날레를 계기로 ‘비엔날레’란 통상 2년마다 열리는 대규모 미술 전시 행사를 일컫게 되었습니다.
1893년 베니스 시에 의해 처음 기획된 베니스 비엔날레는 개최된 첫해인 1895년에는 ‘베니스 시 국제 미술 전시회’라는 명칭으로 시작하였습니다. 당시 국왕 부처가 개회식에 직접 참석하고 베네치아 대중의 인기를 얻어 20여만 명의 관람객을 동원하는 등 큰 성공을 거두었고, 이후 2년마다 국제 미술 전시회가 개최되면서 자연스럽게 비엔날레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행사의 설립의 목적 중 하나는 활발한 미술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었습니다. 초기 베니스 비엔날레는 작품 판매의 모든 거래를 중개했고, 제1회 전시에서도 전시 작품의 절반 이상이 판매됐습니다. 이때 미술작품을 판매하면서 받는 중개 수수료는 베니스 비엔날레를 19세기 말의 가장 큰 미술 시장으로 자리 잡게 만드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그러나 1960년대 말 미술의 가치를 회복시키고자 하는 움직임으로 상업성은 완전히 배제되었고 현재까지도 베니스 비엔날레는 비상업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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