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
다다이즘(DADAISM)은 20세기 초, 1916년~1924년 스위스, 독일, 프랑스 등 유럽과 미국에서 일어났던 반 문명, 반 합리적인 예술운동이다.
제1차 세계대전을 초래한 전통적인 서구 문명을 부정하고 기성의 모든 사회적, 도덕적 속박에서 정신을 해방하여 개인의 진정한 근원적 욕구에 충실하고자 했다. 다다란 여러 나라의 말에서 찾을 수 있는 단어로 다양한 뜻을 지니고 있고 프랑스어로 ‘목마’를 의미하며, 슬라브어에서는 ‘예, 예’를 뜻한다.
1916년 시인 트리스탄 차라(Tristan Tzara)가 사전을 놓고 펜나이프를 아무데나 집어넣어 나온 다다라는 아무 의미가 없는 음성어를 그 명칭으로 결정하였다고 하나, 다다란 명칭이 탄생한 경위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다다는 세계대전이 만들어낸 천만명 이상 되는 사망자들의 비극적 희생에 대한 미술가들의 반응이었다고 할 수 있다. 새로운 기계문명시대의 테크놀로지가 인류를 황폐케했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현대 문명의 이기를 얻는 대가치고는 너무 큰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품게 만들었다. 다다 미술가들은 합리적이라고 생각되던 과학과 테크놀로지의 발전이 결국은 유럽 문명을 자멸케 한 원인이었다고 비난했다. 이에 다다미술가들은 합리적인 것과는 정반대의 미술로 대응했다. 그들에게는 부조리와 장난기, 대항과 허무주의, 직관과 감정적인 면이 동시에 존재하고 있다. 즉 다다는 하나의 미술양식이 아니라 세계관을 가리키는 명칭인 것이다.
특징
다다이즘을 특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허무적 이상주의와 반항 정신 두 가지인데, 이는 과거로부터 내려오는 '예술의 관례에 대한 반대'였다. 그래서 다다이스트들은 예전에는 시도하지 않았던 예술형태를 도입했다. 다다이즘으로 인해서 예술과 삶의 경계가 사라졌고, 관중들은 예술활동에 최대한 많이 참여하게 되었다. 그리고 동시대의 모든 예술가들이 예술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를 시험할 수 있게 되었다.
다다이즘은 모더니즘 사상에 큰 영향을 받은 예술관으로, 모더니즘 예술가들은 과거의 예술과 단절함으로써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예술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다다이즘은 '파괴'에 중점을 두었던 사상으로, 그 당시의 관습적인 문화적, 교육적 표준을 거부하고 공격하는 것을 의미하였다. 극렬한 지지자들은 인류 사회를 구성하는 근간과 제도 자체에 도전하기도 했다.
다다이스트들은 과거의 모든 예술형식과 가치를 부정하고 비합리성, 반도덕, 비심미적인 것을 찬미하였다. 트리스탄 차라(Tristan Tzara)는 "새로운 예술가는 항의한다. 새로운 예술가는 이미 설명적·상징적인 복제(複製)를 그리는 것이 아니다. 그는 돌이나 나무나 쇠로 직접 창조한다. 특급기관차와 같은 새로운 예술가의 유기체는 순간적인 감동을 싣고 모든 방향으로 향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선언하였다. 이들은 1920년까지 취리히에서 잡지 《다다》를 발간하고, 우연을 이용한 추상시, 음향시 등을 발표했다. 다다미술은 서구미술의 형식을 부정하는 새로운 퍼포먼스, 시낭송 등을 혼합한 연극적인 예술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였고, 전통적인 타이포그래피에 반대하는 반언어적인 텍스트를 사용하여 때로는 해독이 불가능한 기호와 이미지를 제시하였다. 쉽게 말하면, 이상한 의상을 입고 전혀 플룻이 없는 연극을 한다든지, 손에 잡히는 대로 붙여서 조각작품을 만든다든지, 이상한 소리를 지르면서 싸움판을 벌이고 다 때려부순다든지 했다는 거다.
다다의 비합리적인 태도가 미술작품에만 국한되어 표현된 것은 아니다. 스튜디오에만 처박혀 작품을 제작하기보다는 선동가로서 활발하게 활동하던 다다미술가들은 대중을 상대로 한 선동적인 이벤트를 마련했다. 그 결과, 다다는 매우 다양한 양상을 보여주었다. 예를 들면 취리히의 캬바르 볼테르(Cabaret Voltaire)에서 민중을 선동할 목적으로 열린 여러 예술형태가 혼재된 프로그램에서부터 레디메이드와 같이 마치 철학적인 물음을 던지는 듯한 뒤샹의 수많은 창작 작품들이 쏟아졌다. 이들 작품의 공통적인 경향으로는 소위 레디메이드의 오브제 또는 움직이는 오브제, 콜라주 또는 앗상블라주로 통하는 메르츠 등이 시도되었던 점이다. 기계적, 성적인 이미지의 사용도 다다의 특색이다.
다다이스트들은 오랜 기간 빈번하게 미술의 대상이 되었던 것들을 조롱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방법으로 기존의 미술을 파괴하였다. 대표적인 기법으로는 콜라주(Collage), 프로타주(Frottage), 파피에 콜레(Papier Collar), 데페이즈망(Depaysment), 자동기술법(Automatism) 등이 있다.
지역별 다다의 특징
① 취리히 다다 : 다다 탄생지 (휴고 발 Hugo Ball)
② 뉴욕 다다 : 덜 정치적이고 공격적이나 더 경박한 반예술의 전형, 개념미술의 효시 뒤샹 (마르셀 뒤샹, 만 레이)
③ 베를린 다다 : 사회비판적, 허무주의, 정치적 파시즘에 대항
④ 하노버 다다 : 정치성 거부, 우연성 입각, 메르츠 회화 (쿠르츠 슈비터스 Kurt Schwitters)
⑤ 쾰른 다다 : 허무주의반대, 상상력을 가미, 마술적 사실주의 기법
⑥ 파리 다다 : 쇠퇴기, 초현실주의로 이어짐
주요 작가
① 마르셀 뒤샹 (Marcel Duchamp, 1887~1968)
뉴욕다다를 일으켰던 가장 탁월하고 영향력 있는 작가는 마르셀 뒤샹이었다. 그는 발견된 오브제(object trouve)와 레디 메이드 오브제(ready made object)라는 말을 이용하여 그의 혁신적인 표현형식을 지칭하였다. 그가 만든 기성품들은 결국 미술 작품이 되어버렸고 그것들 나름의 전도된 아름다움을 갖게 되엇다. 젊은 미술가들은 계속 기성품 혹은 발견된 오브제를 제작하고 있으며, 그것들이 도대체 예술 작품인가 하는 문제는 오늘날까지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 뒤샹은 하나의 예술작품을 만들어 내는 것은 발견이라는 개념이지 그 대상의 유일성이 아니라는 것이다.
최초의 레디메이드 작품. 이 작품은 전시 목적으로 만들지 않음. 아직 레디메이드란 명칭도 없었던, 1915년 미국으로 갔을 때 이 말을 처음 사용하였다. 의자가 조각의 받침대 역할을 하고 자전거바퀴는 "움직이는 조각"(mobile)의 역할을 한다고 뒤샹은 말한다.
이 작품을 통해 뒤샹은 복제품, 공산품, 기성품을 예술 작품의 영역으로 끌어들였다. 뒤샹은 사물을 그냥 놓아두면서 좌대조차 사용하지 않았다. 좌대는 예술 작품의 권위와 명제를 부여하는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뒤샹은 이러한 방식으로 전통적 예술작품의 권위를 무너뜨리고자 하였으며 삶 자체를 예술의 영역으로 끌어들였다.
② 만 레이 (Man Ray/Emmanuel Radnitzky, 1890~1976)
③ 휴고 발 (Hugo Ball, 1886~1927)
카라바네 Karawane 는 '올라카 올랄라 알로고 붕 블라고 붕' 같은 헛소리를 운율에 맞추어 진지하게 읽어 내려가는 소리시이다.
이성과 지성을 총동원하여 광기 어린 폭력을 휘두르는 세계 전쟁 중 말이 되는 소리와 말도 안되는 소리를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했을 것이다. 다다는 이처럼 기성의 것을 통째로 거부하고 새롭게 시작하고자 했던 저항 감정에서 출발했다.
※카바레 볼테르: 참혹한 1차세계대전중에 유럽 각지에서 중립국 스위스에 도망치듯 모여든 젊은 예술가들을 위한 휴고 발이 만든 공연장이자 전시장
④ 쿠르트 슈비터스 (Kurt Schwitters, 1887~1948)
베를린 다다 그룹에 들어갈 수 없던 슈비터스가 1919년 하노버를 중심으로 한 다다이즘 운동을 일으켰다. 회화 작업 뿐 아니라 메르츠 Merz라는 개인 잡지를 창간했는데, '다다'와 마찬가지로 사전적인 의미는 없다.
메르츠의 표지 디자인은 처음에는 다다이즘이 추구하는 바인 반 통일적이고 우연성을 강조한 것 같아 보였으나, 얀 치홀트와 만난 이후 신 타이포그래피적인 디자인으로 변모했다. 장식이 적은 산세리프체와 굵은 선들, 강한 대비는 모더니즘 건축과 예술운동의 대표인 바우하우스, 캄포그라피코Campo Grafico와 함께 모던 디자인에 큰 영향을 주었다.
한편, 슈비터스는 해체와 무의미에 집중하던 다른 다다이스트들과 달리, 버려진 사물들로 세상의 새로운 관계에 집중하였다. 오브제가 변할 수 있는 무한한 의미와 조형적인 가능성을 자신의 평면, 입체 콜라주 작품을 통해 일상과 예술의 경계를 허물고 혼란스러운 세상을 극복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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