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웬만한 건축 사진에는 ' ⓒkyungsub shin ' 이란 크레딧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건축 사진은 풍경과 사람, 조도와 환경 모두 거시적으로 바라보고 다룰 줄 알아야 하기 때문에 어렵고, 그래서 건축 전문 사진가는 손에 꼽을 정도라고 하는데,...
'신경섭' 이란 사람이 누군지.. 정말 궁금해졌습니다.
알고 보니 건축가 조민석의 사진을 찍으며 건축씬에 화려하게 데뷔한 진짜 건축전문 사진가였습니다.
랜선 여행으로 알게 된 '도시를 기록하고, 서울을 담는 사진가 신경섭' 의 이야기, 혼자만 알고 있기 아까워 소개드립니다!
건축전문 사진가 신경섭은 계원예술대학교에서 사진을, 연세대학교에서 철학을 전공했습니다. 그는 현대사회의 다양성에 주목하고, 사회적 현상이나 구조를 사진을 통해 가시화하는 작업을 합니다. 특히 건축과 함께 자본 사회에서 급변하는 환경과 과열된 현대사회의 모습을 탐구합니다.
그래서 일까요? 아름답게 지은 건물을 더욱 아름답게 담아내고자 온갖 공을 들이는 매우 탐미(耽美)적인 작업을 하면서도, 그저 본래 용도에만 충실한 건물, 또는 그 건물들로 채워진 도시를 찍은 사진으로 개인전을 열기도 합니다.
신경섭은 2014년부터 ‘Scrutable’ 시리즈를 작업해오고 있습니다.
영단어 ‘Scrutable’의 의미는 '(암호 등이) 판독할 수 있는. 이해할 수 있는.'
사진가 신경섭은 무질서로 보이는 서울의 도시 건축을 '온갖 법규와 규칙이라는 질서에 따라 배열됐고, 그 속에서 독특한 미(美)를 찾는' 그 만의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도시와 건축은 저의 작업 대상이자 탐구 주제죠. 작은 단위의 건물부터 크게는 도시라는 스케일까지, 이미지로 바라볼 때 비로소 깨닫게 되는 규제나 시스템 같은 비가시적인 것들을 미적 대상으로 삼고 있어요.”
“그렇다고 제 작업의 목적이 규제나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하는 것은 아니에요. 오히려 이러한 제도적 장치와 시스템이 만들어낸 획일화된 질서를 사회적 풍경 속에서 탐구하고 인지하여 적극적으로 탐닉해보자는 것이죠.” / 신경섭
2018년 열렸던 개인전 ‘COSMOS’ 의 도록에 배형민 교수(서울시립대학교)는 “신경섭의 건축과 도시는 개별 건물의 얼굴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모여 만드는 조직을 통해 말한다. 이것은 건축에 대한 무관심이기 보다 현대 도시의 속성에 대한 코멘트이자 건축을 보는 하나의 방식”이라며, 신 작가의 작업에서 드러나는 한국 도시의 균질한 체계와 그 안에 내면화된 건축에 주목합니다.
건축은 각 시대가 지닌 문제를 효율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당대를 반영한 결과물로서, 사회라는 문맥 속에서 지어지고 소비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사진가 신경섭. "이젠 사람을 찍어도 건물같이 나온다"는 그는 베네치아 비엔날레 국제건축전 한국관에도 두 차례 초대된 바 있습니다.
사진가 신경섭
학력 계원예술대학교 사진학과
연세대학교 철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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